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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조작 혐의 인정이라는 기사를 보고 난 후 끝없는 절망감에 빠져 들었다. 장롱 속의 레플리카 세벌을 불태워야 해야하는지 고민에도 빠져 있으며 무엇보다 야구장에 흥미를 느끼고 '사랑해요 LG'를 연호하는 아이에게 어떤 식으로 이 상황을 이야기해야 할지 모르겠다.
나의 트윈스는 올 겨울 최악의 승부조작 스캔들과 동시에 또 하나의 위태로움을 안겨 주었다. 스토브 리그에서의 참패이다.
아무래도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되었던 프론트의 문제가 현실화 되어 겉으로 표출된 것이 아닌가 한다. 트레이드 실패와 FA 실패, 프랜차이즈 스타 양성 실패 및 대우의 문제, 여기다 팀 내부의 여러 가지 잡음들. 이것들이 지난 해 후반기부터 한꺼번에 터져나와 이제 더이상 팬이라는 존재의 지속 여부에 회의감을 낳게 했다.
팬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러한 고통을 안고 산다는 것은 형편 없는 기성세대의 편법과 권위와 부정 속에서도 희망을 안고 살아 가고 있는 우리 나라 청년들이 겪는 고통과 다를 바 없다. 이번 정권하에서 외국으로의 망명이 가장 많았다는 것. 가급적이면 이중 국적을 가져야 한다는 한비야의 발언은 프로 야구팀 팬이라는 내 입장에 한 방향을 시사한다.  나 역시 팀을 옮기고 다른 팀을 복수로 응원해야 하는가?
 하지만 그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미 하나의 팀을 오랜 시간  따르고 몇몇 위대한 선수를 가슴 속에 영웅으로 삼고 있는 상황에서 팀을 옮기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다고 이러한 고통을 지속적으로 받아야 한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프로 리그는 팬들의 응원 속에 운영되는 것이다. 그저 돈벌이, 직업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럴 경우 프로 리그는 존속될 필요가 없다. 축구도, 배구도, 야구도 모두 현재 그 존재성의 기로에 서 있는듯 하다.
나는 당분가 팬으로써 망명을 하려 한다. 고국을 그리워 해 다시 돌아올 수밖에 없는 향수를 느낄지라도 당분간 나는 팬이기를 거부하려 한다. 쉽지 않겠지만.... 나는 매우 허망하다. 배신감. 다른 방법으로 돈을 벌기 위했던 그 볼 하나에 그 스윙 하나에 열광했던 나의 감정을 추스를 수 없다. 안녕 트윈스, 거듭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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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upoet

시인
             정현종
아직도 일기장 같은 거
학원일기나 희망일기 같은 걸
사랑하며 망쳐 놓으며
심장은 없고 바람뿐이며
재산은 수상한 피와 광기뿐이며
본능에 생각을 싣고
감각에 정신을 싣고
꿈을 적재하는 무역이 있으며
의사와 업을 가장 미워하고
독자를 가장 미워하고
십자가를 자로 사용하다 들키고
죽음이 던지는 미끼에 매어달려 쩔쩔매고
망칙한 기쁨에 빠져서 부르짖고
사물을 캄캄한 죽음으로부터 건져내면서
거듭 죽고
즐거울 때까지 즐거워하고
슬플 때까지 슬퍼하고
무모하기도 하여라
모든 즐거움을 완성하려 하고
모든 슬픔을 완성하려 하고......

시대의 소리에 자갈을 물리는 강도를 쫓아 밤새도록 달리고 있다.

1967년, 사계 3.

공부하다 시를 읽으며 기계처럼 읽는다. 나는 읽는 기계 시는 읽히는 기계. 모처럼 오늘 2012년 2월 20일
이 시는 기계처럼 읽히지 않았다. <시 처 럼> 읽혔다. 눈물이 나서 창피해야 했고 미소가 떠나지 않아 부끄러워야 했다. 시를 읽지 못해 다른 이성대로 기준대로 살아야했다. 시를 쓰지 못해 지난 가을은 가슴이 뚤리지 않았다. 그것은 좋지 못한 일. 나답지 않은 시간이다.
공부하다 모처럼 시를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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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upoet

  일요일 늦은 밤 드라마를 보고 난 후 잠이 오지 않아 계속 텔레비젼을 시청하다가 <짝>이라는 다큐 한편을 보게 되었습니다. 1부가 그렇게 좋은 평을 받지 못했다고 하여 반신반의했으나 2부는 노인들의 오래된 짝 이야기라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결혼 생활 50-70년. 아주 오랜 시간 동안 함께 한 짝들이죠. 이 다큐에서는 세 가정을 살펴 보고 있습니다. 짝을 잃고 다른 짝과 재혼한 가정, 두 아내를 둔 할아버지 가정, 손을 꼭 붙잡고 다니는 노부부의 가정. 

  노인들이라 매우 솔직하고 감정을 숨기지 않는듯 했습니다. 이 프로는 그런 점을 잘 포착해 내었고 조작하지 않은 현실 그대로의 장면들을 생생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가정사의 질곡과 남편의 구타, 지나친 애정 표현 등 다소 민감한 부분들입니다. 그런 면들이 포장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 프로는'짝'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합니다.

  제 삼자의 입장에서 어느 가정을 행복한 가정이고 그렇지 않은 가정이라고 평하기는 힘듭니다. 이 세 가정 역시 마찬가지죠. 어떤 가정을 취산 선택해서 그렇게 살아라 라고 이야기 하면 그것은 다큐가 아니라 윤리 책이 되는 거죠. 아무래도 이 세 이야기에서 중요한 것은 짝들끼리 살아가는 방식들, 그들이 짝을 유지하는 방식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듯 합니다. 손을 잡는 것과 발로 차는 것 사이에서, 큰 아내와 작은 아내 사이에서, 그 사이에 흐르는 미묘한 줄다리기를 우리는 눈치 챌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줄다리기는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나지는 않는듯 합니다. 짝들끼리 암묵적으로 합의한 힘의 균형이죠. 힘이 한방향으로 극단에 치우치면 매우 위험한 상황에 직면하게 됩니다. 짝 잃은 외기러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버스에서 '서방' 소개 시켜달라는 홀로된 할머니의 넉살이 이를 증명합니다. 발길질 뒤에 보약이 있고, 스킨쉽 뒤에 노여움이 있고 ,섭섭함 뒤에 안락이 있는 것. 그것이 결국 짝들의 영원한 숙명이 아닌가 합니다. 

   오랜 시기 동안 짝을 이룬 분들에게 제가 감히 평가를 내리는 것은 우수운 일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그 분들이 짝과의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 참고 노력하는 것에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저는 결혼한지 5년차가 되었습니다. 3살짜리 딸 아이가 있구요. 저와 아내는 맞벌이라 아직 집안 살림에 전력을 기울이지는 못하는 편입니다. 주위의 도움이 없으면 살림과 육아 돈벌이를 병행하기 힘든 형편이죠. 그래서 언제나 가정을 돌보는 것 살림을 하는 것 아이를 키우는 것에 신경이 가고 그로인해 짝과의 미묘한 다툼이 있죠. 노인들의 관계를 통해 짝에 대한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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